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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김서현·장현석보다 못 하다? 한화가 선택한 '황준서표' 매력

장충고 황준서(19)는 지난 9월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지명 당시만 해도 기대감이 넘치는 1순위 선수는 아니었다. 한화는 황준서에 앞서 2년 동안 1차 지명과 전체 1순위로 문동주와 김서현을 뽑았다. 두 투수 모두 고교 시절 최고 155㎞/h 강속구를 뿌렸고, 올해는 프로 마운드에서 160㎞/h에 육박하는 구속을 기록했다.문동주, 김서현과 달리 황준서의 최고 구속은 140㎞/h대 후반이다. 게다가 지명을 앞두고는 140㎞/h대 초반까지 구속이 떨어졌다. 체격도 선배들보다 작은 편이다. 더군다나 함께 1순위로 거론됐던 '라이벌' 장현석(마산용마고)은 최고 158㎞/h를 뿌린 전형적인 특급 광속구 투수였다. 상대적으로 황준서의 잠재력이 저평가받은 이유다.당장의 구속이 조금 떨어질 뿐, 황준서의 잠재력 역시 특급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결정구 스플리터다. 통상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쓰는 것과 반대다. 낯섦은 무기가 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규정 이닝의 30% 이상을 소화한 왼손 투수 중 스플리터를 10% 이상 구사한 이는 앤디 밴 헤켄(당시 넥센 히어로즈)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 김광현(SSG 랜더스) 차우찬(당시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 구창모, 김영규(이상 NC 다이노스) 김택형(당시 SSG) 최승용(두산)뿐이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최승용을 제외하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필승조였다. 황준서의 독특함은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다.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황준서는 스플리터를 유인구(볼)와 스트라이크로 나눠 던질 수 있을 정도의 투구 감각을 갖췄다"며 "스플리터의 낙폭과 무브먼트는 1군에서 통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스플리터는 반드시 직구와 조합이 필요한 구종이고, 구속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민혁 팀장은 "황준서가 올해 초만 해도 구속이 잘 나왔고, 피지컬도 지금보다 좋은 상태였다"며 "지명 전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황준서가 현재 구속은 떨어졌으나 이는 체중 감소 때문이다. 구단이 관리하면 구속도 올라올 것이라고 전했다"고 했다. 한화는 현재 8㎏ 정도 떨어졌던 황준서의 체중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체중을 회복해 150㎞/h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면 앞서 활약한 '왼손 스플리터' 선배들의 성공 가도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확실한 결정구, 구속 회복 가능성에 멘털 역시 호평이다. 정민혁 팀장은 "멘털도 좋다. 1·2학년 때는 마운드 위에서 소극적이었지만, 3학년이 되니 마운드 위에서 행동도 (에이스답게) 달라졌다. 착한 선수인데 승부처에 들어서면 달라질 줄 안다"고 칭찬했다. 이어 "문동주, 김서현과 유형이 정말 다른 투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정말 야구밖에 모른다"며 "문동주는 말할 것도 없고 김서현도 쉴 때도 야구공을 손에서 놓을 줄 모르는 선수다. 황준서 역시 마찬가지다. 세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나와 한화가 다시 올라갈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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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년 전 '절친'과 WC 한판 승부…진화한 곽빈은 그때와 다를까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의 의미는 제법 크다.곽빈은 2년 전 두산의 포스트시즌(PS) 1선발이었다. 성적 순이라기보단 사정이 있었다. 당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2선발 최원준은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 때 등판했다. 최종전까지 마치고 4위가 확정된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상 후반기 3선발 역할을 하던 곽빈만 WC 1차전 등판이 가능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첫 해였다.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다. 그래도 나섰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며 서울 지역 양대 강속구 유망주로 꼽혔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었다. 그때 맞대결은 안우진의 승리였다. 안우진이 6과 3분의 1이닝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반면 곽빈은 4와 3분의 2이닝 4탈삼진 1실점을 남겼다. 실점은 곽빈이 적었으나 안우진의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고, 경기도 키움의 승리였다.곽빈은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발이었다.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쉽지 않은 경험을 가득 쌓고 2021년을 마감했다. 곽빈은 그때를 두고 "가장 친한 친구와 PS 맞대결을 펼쳤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였다.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기회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2년이 지났다. 곽빈은 그 동안 두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이제 팀의 국내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23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으나 투구의 질이 뛰어났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 고전했던 기복도 바뀌고 있다. 구종 비율 변화로 이를 풀어가며 서서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변화는 숫자로도 나온다. 당시 9이닝당 7.21개에 달했던 볼넷은 지난해 3.66개, 올해 4.10개로 줄었다. 당시 4.10에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78이었고 올해 2점대까지 낮아졌다. 투수 본인도 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했던 제구는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어색했던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활용을 늘리고, 팔 각도도 자연스럽다. 공격적인 커브 구사도 시즌 중 재미를 봤다. 제구가 되지 않는 날 다른 방법을 통해 풀어가는 투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프로 1군 투수가 되어가는 중이다.곽빈이 짊어진 무게는 2년 전보다 커졌다. 2년 전 팀은 4위였다. 1차전을 져도 2차전에 이기면 됐고, 실제로 그렇게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국내 에이스는 최원준이었다. 사령탑도 백전노장인 김태형 감독이었다. 반면 지금 두산은 5위다. 1차전을 지면, 곽빈이 무너지면 두산의 2023시즌도 끝이다. 국내 에이스도 곽빈 자신이다. 사령탑은 '초보' 이승엽 감독이다. 곽빈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갔다가 결국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담 증세에 고열까지 찾아왔던 탓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하지 못하고도 큰 무대라는 자산을 얻었다면, 항저우에서는 아쉬움과 그만큼의 각오를 얻고 왔을 거다.2년 전과 똑같은 무대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2년 동안 달라진 것을 펼치고 항저우에서의 아쉬움을 풀어버릴 기회다. 열쇠는 오롯이 곽빈 본인에게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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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선발→5선발' 최원준, 후반기 반등 가능할까

최원준(28)은 지난 3년간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대들보였다. 2020년 선발 투수로 안착한 이래 3시즌 동안 30승 19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투수 통틀어 으뜸이었다.최원준의 존재는 왕조 막판을 향해 달려가던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특히 2021년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의 이탈, 2022년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으로 선발 공백이 심각했을 때 최원준이 원투 펀치의 한 자리를 맡았다. 장원준과 유희관 이후 국내 선발 투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으로서는 천군만마였다. 올 시즌은 주춤하다. 전반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5.08에 그쳤다. 지난 3년간 투구 수가 많았던 여파가 없지 않다. 2021년(138.3㎞/h)에 비해 올해(137㎞/h) 직구 평균 구속이 2㎞/h 이상 떨어졌다. 당시 0.244였던 구종(직구) 피안타율도 올해는 0.294로 올랐고, 구종(직구) 피장타율도 0.392에서 0.472로 올랐다.지난 2년과 달리 두산 선발진이 대폭 개선되면서 최원준의 부진이 더 도드라졌다. 라울 알칸타라(9승 3패 평균자책점 2.03) 곽빈(8승 2패 평균자책점 2.08) 원투 펀치가 견고한 데다, 대체 외국인 브랜든 와델(2승 1패 평균자책점 1.04)의 기세가 무섭다. 영건 김동주(2승 4패 평균자책점 3.31)의 기세도 놀랍다. 결과적으로 국내 에이스였던 최원준이 사실상 5선발에 그치게 됐다. 부진하지만 여전히 후배들에겐 든든한 선배이자 멘토다. 곽빈은 "2021년부터 언제나 (최)원준이 형과 룸메이트였다. 원준 형 덕분에 이 위치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형과 항상 같이 자고, 붙어 다니면서 (투구에 대해) 궁금할 때마다 질문했다. 내가 못 던져서 답답해할 때 많이 도와주셨다"며 "형의 노하우를 들은 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지금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형에게 너무 많이 배워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하나부터 열까지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가르쳐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반등 기미도 있다. 최원준은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닝 부담을 줄인다면 내용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경기에서 그가 타선을 처음 상대할 때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가 0.732, 두 번째로 상대할 때 OPS가 0.622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 타순이 세 바퀴 돌면 수치가 1.295로 급증한다. 5~6이닝만 던진다면 노련한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 최원준이 부담을 덜고 5선발 자리에서 부활한다면 두산 상승세의 '키'가 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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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운 없는 안우진, 탈삼진 대기록 향해 순항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대기록 달성을 예고했다. 안우진은 지난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러나 타선 침묵으로 0-2로 패하며 안우진은 패전 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이날 6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보여줬지만, 실투 1개가 바로 실점이 됐다. 0-0이던 7회 말 선두 타자 박세혁에게 풀카운트에서 던진 시속 156㎞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가운데로 들어가 홈런을 맞았다. 안우진은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도 6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잘 던졌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2-2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날아갔다. 그러나 안우진의 삼진 생산 능력은 빛났다. 한화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인 12개를 뽑아냈고, NC전에서 또 12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일 한화전(10개), 13일 KIA 타이거즈전(10개) 이후 다시 한번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를 두루 활용하는 완급 조절은 한 단계 나아졌다는 평가다. 한화전에서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진 6개를 잡아냈다. NC전에서는 슬라이더(2개)보다 체인지업(3개)으로 솎아낸 삼진이 더 많았다. 다양한 구종을 사용해 상대 타자와의 수 싸움을 주도했다. NC는 박건우·손아섭·박석민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안우진은 이들 상대 모두 1번 이상 삼진을 잡아냈다. 4회 말 1사 1루에서 상대한 박건우부터 6회 첫 타자 한석현까지 6타자 연속 삼진 처리했다. 안우진은 2022시즌 탈삼진 224개를 기록, 고(故) 최동원이 1984년 기록한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종전 기록(223개)을 넘어섰다. 올 시즌은 2021시즌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갖고 있는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도 넘볼 기세다. 안우진도 탈삼진 신기록에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4.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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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갈고 닦은 스플리터, 더 진화한 ‘20승’ 알칸타라

'20승 에이스'가 잠실로 돌아왔다.라울 알칸타라(31)는 지난 2020년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였다.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그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단순한 '대박 영입'이 아니었다. 2019년 KT 위즈에서 뛰었던 알칸타라는 그해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다. 시속 150㎞대 중반 강속구를 던졌지만, 확실한 결정구가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그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넓은 잠실야구장이 알칸타라에게 도움을 줄 거라 믿었다. 직구와 투심(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졌던 그는 두산 이적 후 투심과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를 장착했다. 결과도 좋았다. 스플리터는 피안타율 0.228 피장타율, 0.283으로 슬라이더(피안타율 0.185 피장타율 0.269)와 함께 그의 주 무기가 됐다.당시 알칸타라를 도왔던 정재훈 두산 투수 코치는 “구종을 추가하긴 했지만, 원래 KT에서 던질 때부터 구위와 스태미나가 좋았던 선수"라며 "잠실야구장을 믿고 직구를 더 공격적으로 던져달라 했다. 그러면서 알칸타라도 맘 편하게 투구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떠올렸다.KBO리그에서 대성공을 거둔 알칸타라는 일본프로야구(NPB)로 향했다.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한 그는 지난 2년 동안 63경기(97과 3분의 2이닝)에 등판해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선발 에이스였던 KBO리그에서와 달리 불펜으로 밀려났다. 불펜에서도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결국 한신이 가을야구에 한창이던 10월, 홀로 미국으로 귀국하며 2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무리했다.두산은 일본리그 경험이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재훈 코치는 “알칸타라가 NPB에서 선발로 뛰지 못했다. NPB는 변화구가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리그"라고 했다. 그는 "NPB를 경험하면서 알칸타라의 스플리터가 더 좋아졌다. KBO리그에서 스플리터를 던질 때 알칸타라의 팔 스윙은 직구를 던질 때와 차이가 났다. 스플리터를 던질 때 더 느렸다"며 "지금은 스플리터를 던질 때도 팔 스윙이 빨라졌다. 덕분에 스플리터가 날카롭게 잘 떨어진다. 슬라이더야 워낙 잘 던지던 선수”라고 기대를 전했다.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 데이터에 따르면 알칸타라는 지난 2년 동안 강속구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2년 동안 직구 피안타율이 0.289(204타수 59안타)로 높았다. 스플리터는 달랐다. 그는 2021년 스플리터(구사율 20.48%) 피안타율 0.135(52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스플리터(구사율 29.13%) 피안타율 0.239(46타수 11안타)로 준수한 성적을 이어갔다.두산은 지난해 10승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2021년 MVP(최우수선수)였던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조기 퇴출당했다. 로버트 스탁(9승 10패)과 최원준(8승 13패) 두 투수는 똑같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산에서 10승 투수가 나오지 않은 건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더 원숙해진 알칸타라가 20승 투수로 돌아온다면 천군만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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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안우진, 결국 WBC 제외…"책임감과 자긍심 고려"

깜짝 발탁은 없었다. 오른손 에이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수 15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된 WBC 야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어느 곳에서도 위기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대표팀도 코칭스태프나 기술위원회,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이번 WBC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성적 및 세대교체를 아우를 수 있는 엔트리를 구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이날 가장 관심이 쏠린 건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의 지난 시즌 성적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이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4개) 부분 1위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그뿐만 아니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24회)와 WHIP(이닝당 출루허용·0.95)를 비롯한 각종 투수 지표도 1위에 올랐다. 간판타자 이정후와 함께 키움을 가을 야구로 이끈 쌍두마차다.성적만 보면 국가대표로 손색 없지만 '과거'에 발목이 잡혔다. 안우진은 2018년 입단 당시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된 상태. 최근 과거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졌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징계가 달라진 건 아니었다. 조범현 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결정했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부상으로 인한 교체 대상에서도 제외되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시면 될 거 같다"고 촌평했다.키움은 안우진이 제외됐지만 간판 스타 이정후와 포수 이지영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별로는 LG 트윈스가 6명으로 가장 많고 KT 위즈가 4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단 한 명의 국가대표도 배출하지 못했다. WBC는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현역 빅리거가 총출동한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에선 모두 1라운드 탈락했다. 당초 2021년 열릴 예정이던 5회 대회가 코로나 탓에 연기돼 오는 3월 치러진다. 대표팀은 일본·호주·중국·체코와 같은 조에 속해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따내는 게 첫 번째 목표. 이강철 감독은 ”월드컵을 보면서 선수들이 동기부여 되지 않았을까 싶다. 몇위를 한다는 것보다 일본은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WBC는 4강부터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진행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1.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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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망가진 방아쇠, 누가 안우진에게 돌을 던지랴

3337구. 올 시즌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 합산 투구 수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3003구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로는 5년 만에 '정규시즌 3000구'를 달성한 뒤 PS 4경기에서 334구를 추가했다. 안우진이 2022시즌 3338번째 공을 던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1일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오른 중지의 물집이 터져버린 탓이다. 물집은 강력한 마찰 등에 의해 피부 가죽이 부풀러 올라 그 속에 림프액이 찬 상태. 안우진은 이번 가을 야구 첫 등판이던 지난달 16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부터 물집과 싸웠다. 준PO 5차전,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선발 등판할 때도 손가락 상태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PS 3경기에서 순항했지만 결국 네 번째 등판에서 탈이 났다. 안우진은 KS 1차전 3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예후가 좋지 않다. 물집이 터져 피가 나는 상황에서 교체됐기 때문이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물집이 잡혀서 터진 거면 (정상적으로 투구하기까지) 최소 10일 이상이 걸릴 거 같다. 단순히 물집만 잡힌 거면 물을 빼면서 관리가 가능한데 터지면 더 쓰라리고 꽤 오래간다"며 "(치료를 위해선) 시간이 답인데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태로 공을 던지면 분명 또 터진다. 시리즈 내 복귀할 수 있을지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KS 1차전을 중계한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이번 가을야구에서 (물집이) 계속 있었지만, 지금처럼 터진 경우는 없었다.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을 누구보다 빠르게 감지한 건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홍 감독은 KS 1차전이 끝난 뒤 "하루 이틀 지나고 경과를 봐야 할 거 같다. 속살까지 벗겨지고 피가 난 걸 봐서는 이전보다 더 심각할 거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물집이 생긴 건 안우진의 오른 중지. 공을 던질 때 솔기 부분과 강한 마찰이 발생하는 손가락이다. 안우진의 주 무기인 슬라이더도 오른 중지와 검지를 활용해 공에 강한 회전력을 만든다. 중지를 다쳤다는 건 총의 방아쇠가 망가진 거나 다름없다.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러 복귀하더라도 위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안우진은 1년 내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키움 선발진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 1위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시속 157㎞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고속 슬라이더를 조합, 타자를 압도했다. 그의 위력은 PS에서도 발휘됐다. 준PO에선 2경기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실점), PO에서도 1경기 6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키움이 2019년 이후 3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KS 무대를 밟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불펜이 약한 키움은 안우진 등판 경기에서 계투진 소모를 아껴 다른 경기에서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팀에선 "안우진이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신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KS 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졌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은 1선발로서 시즌 내내 자기 몫을 충분히 잘해줬다"고 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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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남긴 김태형 체제, 두산은 어디로 갈까...후임에 이승엽 거론

두산 베어스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를 향할까. 두산은 지난 11일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2015년 두산에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지난 8년 동안 정규시즌 승률 0.571(645승 19무 485패)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 우승 3회 등을 남겼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KS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FA(자유계약선수) 선수 유출로 전력 유지가 어려웠던 환경에서 그는 리그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그림자도 있었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던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 운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 재임 기간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뿐 아니라 마이클 보우덴, 아리엘 미란다 등 리그 정상급의 외국인 에이스 투수들이 활약했다. 김 감독은 이들에게 긴 이닝을 맡겼다. 보우덴은 2016년 KS 3차전에 등판해 무려 136구를 투구했다. 지난해 미란다는 경기당 평균 104.11구를 던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투구 부담은 선수마다 달라 정량화하기 어렵지만, 두 투수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보우덴은 이듬해 어깨충돌증후군에 시달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미란다는 포스트시즌 통틀어 KS 1경기에만 등판했다. 재계약한 올 시즌도 어깨 통증이 이어지더니 부진 끝에 퇴출당했다. 불펜 투수들 역시 투구 이닝이 상당했다. 경기의 흐름을 중시하는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에 맞춰 포스트시즌 이른 등판과 멀티 이닝 소화가 많았다. 지난해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KS까지 올랐는데, 이영하와 홍건희 등이 경기 초반부터 올라와 멀티 이닝을 소화한 덕이 컸다. 특별히 후유증을 겪진 않았지만, 올 시즌 홍건희는 마무리 투수인데도 동점 상황에 등판하는 일이 잦았다. 카리스마형 감독이었던 것도 장단점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신뢰를 얻고 성적도 냈지만, 선수단이 느끼는 피로도 그만큼 높아졌다. 코치진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감독들과 달리 두산에는 ‘김태형 사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코치가 드물다. 코치들이 매년 바뀌었다. 감독으로 스카우트되어 나간 코치들도 있었지만, 타팀 코치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한 KBO리그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님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강한 성격 탓에 코치들이 잘 버티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두산은 올 시즌을 9위로 마쳤다.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중에는 역대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이승엽 대사는 지도자 경력이 전무하다. 두산 관계자는 “(감독 후보군을) 그룹에 보고한 상황이다.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 대사도 후보인 건 맞다”며 “결정이 늦진 않을 거다.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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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키움 안우진은 왜, 225K 직전 88구에서 멈췄을까

"맥이 풀린 거 같다."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2022년 정규시즌 탈삼진은 224개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KBO리그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5개)에 딱 1개 부족했다. 기록을 경신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우진은 지난 8일 정규시즌 최종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2-0으로 앞선 7회 말 2사 3루에서 김재환 상대로 시즌 224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미란다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투구 수(88개)를 고려하면 8회 등판도 가능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8회 말 시작과 동시에 양현과 교체됐다. 경기 기록은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안우진은 "7회 큰 위기가 있었다. 그때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당시 안우진은 2-0으로 앞선 7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세 타자(강승호·페르난데스·김재환)를 연속 범타 처리했지만, 피로도가 급증했다. 그는 "노아웃 2루였다. 아웃카운트 3개를 최선을 다해 잡으니까 (이닝 교대 때) 맥이 풀리더라"며 "항상 위기를 막고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면 잘 풀리지 않더라. 그런 부분도 생각했다. 투구 수가 적었지만, 에너지를 다 썼던 거 같다"며 웃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개인 성적도 중요한데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개인 성적이) 빛을 발할 수 없다"며 "팀 성적을 우선 생각할 수밖에 없다. 20대의 젊은 선수들인 만큼 기록은 다시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의 올 시즌 성적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이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가며 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선발진을 이끌며 활약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기록을 먼저 생각하고 그걸 의식하면 중요한 경기(PS)를 앞두고 후유증이 올 수 있다. 8회를 앞두고 고민은 했는데 7회 전력으로 피칭하고 그다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앞에 좋았던 게 다 끝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깔끔했다"며 "(아쉽게 기록 경신을 못 해서) 본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수 있다. 선수들에게 미안할 수 있지만 그게 우선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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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7이닝 무실점 8K' 안우진, 최종전서 최동원·김광현 넘어섰다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3)이 국내 투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안우진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강속구의 위력은 7회도 여전했고, 슬라이더는 날카로웠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투수 같지 않았다.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 안우진은 종전 2.19였던 평균자책점을 2.11로 떨어뜨렸다. 1위였던 김광현(2.13·SSG 랜더스)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 경기 전까지 시즌 탈삼진 216개를 기록했던 그는 이날 8개를 추가하며 시즌 224개를 마크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전 두산 베어스)가 갖고 있던 단일시즌 최다 기록 1위(225개)는 넘지 못했지만, 장명부(220개·1983시즌) 주형광(221개·1996시즌) 그리고 '레전드' 최동원(223개·1984시즌)을 모두 제치고, 국내 투구 최다 기록을 세웠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승호를 3구 삼진 처리하며 경기 첫 삼진을 잡아냈다. 2·3회 1개씩 추가한 그는 6회 박세혁·양찬열·전민재를 상대로 모두 삼진을 솎아냈다. 6회까지 장명부·주형광의 기록을 넘어선 안우진은 7회 초 무사 2루에서 강승호를 상대로 1개를 더 추가하며 최동원의 기록 어깨를 나란히 했고, 2사 뒤 김대한까지 삼진 처리하며 마침내 한국야구 전설마저 넘어섰다. 안우진은 7회까지 투구 수 88개를 기록했다. 탈삼진 2개 더 추가하면 미란다의 기록을 넘어 새 역사를 쓸 수 있었지만, 8회 말 수비 시작과 동시에 구원 투수 양현과 교체됐다. 사유는 컨디션 관리였다. 키움은 안우진의 호투 속에 3회 초 올린 2점을 지켜내며 5-1로 승리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1승을 추가, 80승 2무 62패를 기록했다. 이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나선 KT 위즈가 7-2로 승리하며 79승(2무 61패)을 마크한 상황. 시즌 상대 전적에서 8승 1무 7패로 앞선 키움은 KT가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기지 않는다면 3위를 확정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의 최종전 등판을 두고 고심했다. 그를 마운드에 올리고도 패하면, 포스트시즌(PS)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키움은 이겼고, 일단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안희수 기자 2022.10.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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